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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양한 문화예술이 쓰이는 복지 현장 복지관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다양한 문화예술의 도구들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세대별로도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이 셋팅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노인층에는 풍물, 어린이들에게는 연극, 또 중장년층도 그에 맞는 무언가가 반드시 매칭되었다. 또한 특정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기관에서 축제 라는 형태로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복지관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어느 것 하나 놓치는 것 없이 아주 치밀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반드시 바람직한가 라는 고민과 내가 아는 그것(?)이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가 라는 고민이 어느 시점부터 들기 시작하였다.
이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본원적인 역할과 인간의 본성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어야 하겠지만 본 지면에서 그런 것들을 세부적으로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이고 하나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복지관에서 다루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예술에 대한 이해와 예술이 가지고 있는 힘’ 을 바탕으로 기획되고 있는가에 대한 지점이다.
2. 예술의 힘에 대한 이해 첫째, 예술은 사람으로 하여금 살아가야 할 이유를 가지게 한다. 지역재단에서 일을 할 때 65세 이상의 어머님들 30명을 모시고 OO합창단을 운영하였다. 처음에 트로트 정도 부를 것으로 생각하고 오셨던 분들을 기획자의 고집으로 트로트와 가곡이 반반으로 구성되어 있는 커리큘럼에 경악을 하셨고 몇몇 이탈자들이 있었으나 그래도 대부분은 꾸준히 참여를 해 주셨다. 1주일에 1번의 연습 시간을 가지고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이후 첫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게 되었다. 지역 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번화가를 장소로 잡았는데 “못한다, 부끄럽다, 나는 탈퇴하겠다” 으름장을 놓던 분들이 막상 공연전 주변 지인들을 다 불러모아 교통 통제를 해야 할 정도로 관객들이 많이 모였다. 한곡, 한곡 불러나가는 속에서 노래 자체는 그렇게 잘 하시지 못하셨지만 그 자리에서 어머니의 노래를 듣는 30대 후반 아들의 눈물과 손을 꼭 붙들고 무대를 지키시는 당신들의 거룩함은 그 어느 문화예술회관 못지 않은 감격을 안겨 주기 충분하였다. 행사가 잘 마무리 되고 기관으로 돌아오면서 나를 그렇게도 쏘아보시던 오춘홍(당시 75세) 반장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더니 “이 팀장, 고맙소~. 내가 오늘에서야 왜 살아야 하는가 그 이유를 알겠소.” 하시는데 내 눈시울이 붉어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걸었던 기억이 난다.
둘째, 예술은 당사자로 하여금 자기 취향을 갖게 하고 자기 주도성을 강화시켜 준다. 관리하던 예술공간의 1층을 전시장으로 만들어서 1년 내내 전시를 진행했었다. 입주작가들이 많이 계셨던 차라 전시장을 채우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고, 또 어떤 시기에는 외부 작가들로 기획전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또 꽤 시간이 지난 어느 여름날, 매번 전시를 해도 별 관심도 없으시고 이웃 분들과 담소나 나누시고 가시던 분이 한 작품 앞에 한참 동안을 서 계시길래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실까. 그러더니 “나는 이 작품이 참 마음에 든다” 하시는 거다. 묵묵한 감동이 속에서 일어났다. 복지관에서 일을 하면서 배운 내용을 조금 적용해 보면 일종의 임파워먼트(역량강화)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작품을 봐도 감응이 없던 단계에서 자기효능감이 생기고 내부적으로 비판적 의식 과정을 통해 자기 취향을 가지게 된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이후 이 분은 미술에 열혈팬이 되셨고, 이후에는 작게나마 내부에서 진행되는 기획 작업에도 참여하시는 성과도 있었다.
OO합창단으로 5년간 함께 해 주신 감사한 어머님들 3. 새로운 꿈, 예술 복지관 복지관에서 일을 하면서 하나의 꿈이 생겼다. 그것은 예술을 중심 콘텐츠로 한 예술 복지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 복지관에 처음 방문하는 CT들은 1단계로 다양한 예술 장르를 경험하게 한다. 자신의 경험과 의사가 분명한 사람은 그렇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어떤 예술 장르를 좋아하는지, 또 어떤 예술을 경험했을 때 스스로가 위로를 받게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꽤 긴 시간 동안 그 경험을 하시도록 하나씩 하나씩 도움을 드린다. 2단계로 자신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진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숙련의 과정, 일종의 성숙의 단계를 진행한다. 그리고 CT의 욕구에 따라서 1~3단계를 반복하게 만든다. 예술 복지관을 통해서 살아가는 이유를 찾고, 자기 삶의 주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꿈꿔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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